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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령치 습지 / 2023. 7. 9. / 산중애의 산행이야기

소소한 산행이야기

by 천산만화(千山萬花) 2023. 7. 10.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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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령치 습지

서산대사 휴정( 1520~1604)의 《황령암기( )》에 의하면 마한의 왕이  달궁(전북 남원시 산내면)에 궁궐을 짓고, 진한과 변한의 침략을 막기 위해 정()씨 성을 가진 장군을 파견하여 지키게 하였는데 이로 인해 정령치()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큰고리봉 들릴때 언젠간 꼭한번 들러 봐야지 하기만하고 가볼질 못했던 정령치 습지와 마애불상군을 이제야 들러보다. 여긴 이미 천산의 화원인 것을...
오늘의 야생화 미역줄나무 기린초 술패랭이 큰까치수염

 

백두대간상의 정령치 1172m까지 차가 오를 수 있어 쉽게 들러본다. 큰고리봉과 만복대 사이에 위치한 고개로 남원 주천면과 산내면을 연결하는 지방도 737호선이 통과한다.

 

운봉쪽에서 올라오는 길 해발 600m 지점의 선유폭포에 잠시 들려본다. 우기철이라 수량이 풍부하다. 이렇게 미들급으로 체급을 올린 선유폭포의 모습은 처음이다. 무속행위가 진행중인것 같은데 이곳 주의사항에는  1. 지리산 곰출현 주의, 2. 정규 탐방로외 출입금지, 3. 무속행위 처벌이란 조항이 적혀 있네요.  개인적으로 무속행위 처벌이란 조항에는 의문을...   

 

매년 칠월칠석이면 하늘에서 꽃간이 아리따운 선녀들이 이곳에 내려와 목욕하며 주변 경관의 아름다움에 취해 흥겹게 놀았다하여 선유폭포라 불리운다고... (유의사항 : 제발 선녀옷은 훔쳐가지 마세요. 작년에 내려왔던 선녀 하나가 못올라가고 있다고...)

 

정령치에 도착. 백두대간길 복원을 위해 터널식 교량으로 연결해 놓. 뒤늦게라도 다행스러운 일. 

 

상봉인 천왕봉에서 노고단까지 지리 주능선이 한눈에 조망되는 조망처인데...

 

현실은 꽝입니다.

 

술패랭이가 많이 보여요

 

미역줄나무도 자생하고

 

꿀풀(하고초)도 여름이 되기전 서둘러 피어나고(1000고지 이상이라 아직까지 피어나는 것으로 보임)

 

기린초도 천상의 화원 정예멤버입니다

 

습지답게 꽃창포도 자생하고

 

꽃이름 찾기에 찾아보니 좁쌀풀이라고 검색됨

 

드론꽃 산수국이 하늘을 향해 날아 오르려 합니다. 어서 빨리 올해의 지리능선을 촬영해야지

 

전나무 숲입니다. 1960년 이 일대에 165만㎡를 개간해 사탕무우를 재배하였으나 수확량이 좋지 않아 실패하고, 1973년 잣나무 2천여그루를 심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고 합니다

 

정령치 습지입니다. 습지는 3271㎡ 규모에 잣나무와 낙엽송 숲에 둘러쌓여 있다고 합니다.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려요

 

딱총나무 열매입니다

 

개령암지 마애불상군(보물 1123호) 입니다. 고려시대 작품으로 12구의 불상이 새겨져 있다고

 

큰고리봉과 정령치습지 갈림길, 정령치에서 정령치 습지까지 600여m 구간은 2015년 5월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선정한 ‘국립공원 걷기 좋은 숲길 50선’에 포함될 정도로 호젓하게 걷기 좋은 고산 산책로이다.

 

큰까치수염이 조금은 무섭게 피어 있습니다

 

끝물인 하늘 말나리가 특유의 귀여움으로 피어있습니다. "저 좀 봐 주세요 네?"

 

정령치에 세워진 이원규 시인의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시비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 이원규 -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  아무나 오지 마시고
노고단 구름바다에 빠지려면  / 원추리 꽃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 /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행여 반야봉 저녁노을을 품으려면  /  여인의 둔부를 스치는 유장한 바람으로 오고
피아골의 단풍을 만나려면  /  먼저 온몸이 달아오른 절정으로 오시라


굳이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  불일폭포의 물 방망이를 맞으러  /  벌 받는 아이처럼 등짝 시퍼렇게 오고
벽소령 눈 시린 달빛을 받으려면  /  뼈마저 부스러지는 회한으로 오시라


그래도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  세석평전의 철쭉꽃 길을 따라  /  온몸 불사르는 혁명의 이름으로 오고

최후의 처녀림 칠선계곡에는  /  아무 죄도 없는 나무꾼으로만 오시라

 

진실로 지리산에 오려거든  /  섬진강 푸른 산 그림자 속으로  /  백사장의 모래알처럼 겸허하게 오고

연하봉의 벼랑과 고사목을 보려면  /  툭하면 자살을 꿈꾸는 이만  /  반성하러 오시라

 

그러나 굳이  /  지리산에 오고 싶다면  /  언제 어느 곳이든 아무렇게나 오시라

그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마음이니  /  행여 견딜 만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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